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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호]마음껏 호기(好奇) 할 수 있는 과학, 나는 이 일이 좋다.(KIST, 기능커넥토믹스센터, 우동호 연구원)

  • 조회 : 1682
  • 등록일 : 2013-05-20
[제8호]마음껏 호기(好奇) 할 수 있는 과학, 나는 이 일이 좋다.(KIST, 기능커넥토믹스센터, 우동호 연구원)의 대표사진

그도 자신이 오랫동안 공부하는 인생을 살 줄 몰랐다. 청소년 시절에는 그저, 다른 친구들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을 뿐이다. 사투리 내음이 구수한, 경상도 울산에서 나고 자란 우동호 박사는 “사실 청소년 시절에는 공부의 맛을 잘 알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공부의 맛. 그 맛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우 박사가 경험한 첫 느낌은 짜릿함이었다. 군대를 제대한 후 스물다섯 살이 되던 해에 스탠포드 대학교에 연수를 간 우동호 박사는 그곳에서의 경험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백발의 노(老) 교수가 젊고 생기 있는 젊은 학생들과 어울리며 그들보다 더 열정적인 자세로 토의하는 모습을 본 것이다.

“그 모습이 굉장히 신선했어요. 1997년 당시 일흔이 다 되어가는 나이든 교수님께서 캐주얼한 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젊은 학도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죠. 한 손에는 컵라면을 든 채로요.(웃음) 제가 스탠포드 대학교에 세 달 정도 있었는데 제 연구도 매일같이 체크를 해주며 어려움은 없는지, 진행은 잘 되고 있는지 등을 끊임없이 피드백 해주는 모습에서 감명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 때, ‘사람들이 이래서 공부를 하는구나’ 싶었죠. 그래서 공부가 하고 싶어졌고, 지금까지 오게 됐어요.”

우동호 박사는 뇌를 연구하는 과학자다. 인류의 마지막 남은 개척지로도 불리는 ‘뇌’의 광활한 세계를 탐구하는 그는 뇌의 비신경세포에 시선을 두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신경세포를 중요시 여기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율로 보자면 신경세포 대 비신경세포의 개수는 약 1:9의 수치다.“과연 그렇게 많은 비신경세포가 신경세포를 보조하고 지탱하는 목적으로만 존재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죠. 작년 셀(Cell)지에 게재된 논문도 비신경세포가 부분적으로 능동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힌 거예요. 글루타메이트(Glutamate)라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을 신경세포만이 분비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비신경세포도 분비하며 서로 다른 이동통로인 트렉(Trek)과 베스트로핀(을 통해서 빠르고 느린 두 가지 형태로 분비된다는 것을 알았죠.”

기존의 학설과 다른 이야기를 주장하는 만큼, 연구 과정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많은 시행착오도 거쳐야 했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끝없는 인내로 자신을 테스트해야 했다. 하지만 셀(Cell)지에 논문이 게재됐다는 소식을 들은 후 그는 자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논문이 게재됐다는 걸 알고 어땠냐고요? 울었죠 뭐.(웃음)”

뇌 과학은 소위 말하는 ‘핫’ 한 학문이다. 아직 연구해야 할 분야도 무궁무진 할 뿐더러 미지의 영역이 많아 연구자들의 호기심을 계속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물리보다 생물을 더 좋아해, 자연스럽게 뇌 과학 분야에 몸을 담게 된 우동호 박사는 UST에서의 공부가 큰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UST의 생활은 제게 큰 영향을 줬어요. 제가 뇌 과학을 공부 하려고 맘을 먹었을 때는 뇌 과학을 다루는 곳이 UST 외에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어요. UST 자체가 현장학습교육 위주다보니 다른 곳에서와는 또 다른 것들을 폭넓게 배울 수 있었죠. 그리고 거기서 뵌 이창준 교수님이 제 뇌 과학 연구의 끈이 된 거에요. 교수님 덕분에 많은 것을 공부 할 수 있었죠.”

우동호 박사는 무엇보다 호기심으로 뇌 과학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진 게 학교생활의 큰 장점이었다고 강조했다. 호기심 없이는 할 수 없는 게 ‘과학’이기 때문에 그것을 마음껏 펼치고 접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학교에서 공부할 당시, 그는 자신의 호기심을 마음껏 표출하며 취업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이어나갔다. 취업을 위해 그가 선택한 전략은 세미나였다. 자신의 연구를 세미나에서 많이 알릴수록 오퍼(offer)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더욱 열릴 뿐 아니라 스스로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IGIST), 영호남대학생심포지엄 등에서 발제를 선보였다.

“지금 취업을 준비 중인 교우들에게는 시간 활용을 잘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더불어 자기만의 것으로 승부를 봐야 하죠. 저 역시 지금껏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아보니, ‘된다, 된다’ 하면 정말 모든 게 다 된다는 걸 알았어요. 자신만의 것으로 승부를 하다보면 ‘된다’ 하고 확신이 서는 순간이 반드시 와요. 그 확신이 매우 중요해요. 자신이 주도적으로 일을 해결하고 독립적으로 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즐기는 것이 최고의 경쟁력이라는 우동호 박사. 그는 앞으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새롭게 뇌를 자극한다든지, 수술 없이 치료해서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이 환자를 얼마나 편하게 해줄까 상상해 보곤 해요. 그러한 시스템이 있다면 앞으로 또 10년의 연구를 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아요. 보다 창의적이고, 인류에 보탬이 되는 뇌 과학자가 되고 싶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10년과 다르게 타 학문과의 융합을 추구하며 연구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미래 뇌 과학 분야에 기여하고 싶다는 우동호 박사. 그는 지금도 내일을 바라보며 긴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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