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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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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년 동안 동면하던 바이러스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 조회 : 2384
  • 등록일 : 2020-02-27
수만 년 동안 동면하던 바이러스가 깨어나기 시작했다의 대표사진

과학상식

수만 년 동안 동면하던 바이러스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인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죠. 세계보건기구(WHO)는 1월 9일 이 폐렴의 원인을 밝혔는데요.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인 SARS-CoV-2가 병원체라고 해요. 인류는 오랜 시간 동안 바이러스와 싸워왔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서도 사스, 조류 인플루엔자(AI), 신종플루, 에볼라, 메르스 바이러스 등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했죠. 이러한 신종 바이러스 외에도 인류의 미래를 암담하게 하는 바이러스가 있습니다. 바로 영구동토, 만년설, 빙하 속에서 동면하다가 기후변화로 인해 깨어나기 시작하는 고대 바이러스입니다.

기후변화가 불러오는 새로운 공포

2016년, 러시아 서시베리아에 있는 자치구인 야말로네네츠(Yamalo-Nenets)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75년 만에 탄저병이 발생한 건데요. 탄저병은 흙 속에 사는 탄저균(Bacillus anthracis)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감염질환입니다. 이는 주로 초식 동물에서 발생하지만 사람 또한 동물과의 접촉 과정, 탄저병 감염 동물을 생으로 먹는 과정을 통해 감염되죠. 75년 만에 발생한 탄저병으로 인해 12세 목동 1명이 사망하고 2,300여 마리의 순록이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지역주민 90여 명을 병원으로 옮겨 검사한 결과 8명이 탄저균에 감염됐다는 판정을 받았죠.

야말로네네츠에서의 탄저병 발생 원인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이 지역에는 지중온도가 일 년 내내 물의 어는점 이하로 유지되는 토양층인 영구동토층(Permafrost)이 있습니다. 탄저병 발생 당시 이 지역에 이상 고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기온이 35℃까지 치솟았다고 해요. 그러다보니 영구동토층이 서서히 녹으면서 그 안에 있던 동물의 사체 등에서 나온 탄저균이 지하수로 흘러들어가 사람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년설이나 빙하, 영구동토층에서 동면하던 고대 바이러스가 하나 둘 깨어나기 시작한 사례는 2004년 이후 4차례가 넘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의 미래가 암담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짧게는 수백 년, 길게는 수십만 년 동안 잠들어있던 바이러스가 깨어난다는 것은 새로운 공포일 수밖에 없죠. 앞으로 동면에서 깨어날 바이러스가 얼마나 있는지, 처음 보는 바이러스가 인류를 어떻게 공격할지, 인류가 대처할 수 있을지, 우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니까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우리의 자세는?

얼마 전에는 미국과 중국 공동 연구진이 티베트 고원의 빙하에서 고대 바이러스의 존재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5년 전 티베트 고원에서 빙하코어를 채취했다고 해요. 빙하코어는 극지방의 빙하에서 채취한 원통 모양의 얼음 기둥을 말하는데요. 이 안에는 당시 동식물의 흔적, 화산재, 먼지, 미생물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당시의 지구환경을 알아낼 수 있는 지표이지요. 연구진은 5년 동안의 연구 끝에 1만 5,000년 전에 형성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빙하에서 33가지의 바이러스 유전정보를 발견했습니다. 이 중 28개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해요.

물론 이런 것들이 오로지 인류가 맞이할 재앙만을 예견하는 것은 아닙니다. 빙하에는 당시의 지구환경을 알아낼 수 있는 요소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과거의 기후변화를 알아내고 앞으로의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게 가능하죠. 또 오랜 시간 동안 동면했다가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이 되었을 때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미생물의 생존비결을 찾아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우리는 긴장의 끈을 절대 놓지 않아야 합니다. 빙하나 영구동토층 속의 위험은 언제든 어디서든 시작될 수 있으니까요. 또 이 위험은 기후변화가 불러오는 위험 중 단 하나에 불과하니까요.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류의 모든 문명체계를 바꿔야만 한다고요.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 살고 있고 막대한 피해를 보면서도, 정작 그 대처는 안일한 우리의 자세를 다시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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